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와인

한반도에 처음 포도가 전래된 것은 삼국시대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와인 양조의 기록은 1700년대 문헌인 『양주방』(釀酒方)에서 찾을 수 있는데, 누룩밥과 포도즙을 섞어서 만든 것으로 유럽의 조지아 와인 양조법과는 완전히 다르다. 서양의 양조법으로 만든 최초의 와인은 1964년 12월 고(故) 박정희 대통령이 방독 후에 와인 산업 육성을 지시하며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했다. 1969년 ‘올림피아’, 1974년 ‘노블’, 1977년 ‘마주앙’ 등이 출시됐는데 그중 마주앙은 1978년 미국 전 대통령 지미 카터가 방한했을 당시 최초의 공식 만찬주로 채택되는 등 국내 와인 시장을 장악했다. 그러나 1987년에 수입 와인 시장이 개방되면서 한국와인은 경쟁력을 잃으며 국내 와인 산업 역시 오랜 암흑기에 접어들었다.
1996년 경기 안산시 대부도의 ‘그랑꼬또 와인’ 출시를 시작으로 충북 영동군, 경북 영천시, 전북 무주군에서 농가형 와인을 양조하며 국내 와인 산업이 부활하는 듯했지만 여전히 품질 면에서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와인 품질 개선을 위한 한국인의 열정과 뚝심으로, 한국와인은 20년 동안 눈부시게 성장했다. ‘위(We)’ 레드 와인은 2018년 베를린 와인 트로피에서 최초로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으며, 국내 개량 청포도 품종인 ‘청수’로 양조한 화이트 와인은 2019년부터 매년 베를린 와인 트로피와 아시아 와인 트로피에서 수상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와인이 됐다. 현재 전국 와이너리 약 150곳에서 700종 남짓의 한국와인이 생산되고 있으며, 한국와인은 우리나라를 넘어 미국·싱가포르·홍콩 등 세계 각지의 식사 테이블에서 자랑스럽게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