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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스크 전망

글로벌 경제의
거센 파도를 전망하다

국제 정세와 대외 거시환경이 격변하고 있다. 한경협이 주최한 「요동치는 세계 경제, 긴급 진단」 세미나에서 아담 포센(Adam S.Posen)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1 소장이 '세계 경제 및 한국 경제의 전망과 시사점'에 대해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향후 5년(2024~2028년) 중기 테마 요약

  • 1

    중앙은행들이 단기금리를 내리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에 근접하더라도 G7 국가의 장기금리는 향후 수년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다.
  • 2

    미국의 생산성 추세 성장률은 상승했고. AI의 광범위한 도입이 향후 2~5년간 생산성의 가속화를 뒷받침할 것이다.
  • 3

    중국은 최근 다양한 재정·통화 부양책을 사용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다. 중국의 성장률은 민간 부문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둔화할 것이다.
  • 4

    미국의 차기 정부가 누가 되든 교역, 외국인직접투자2, 이민에 반하는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다.
  • 5

    산업 교역은 빠르게 회복하고 있지만 글로벌화의 후퇴는 FDI, 기술 교환, 비즈니스/연구 네트워크의 영역에서 계속되고 있다.

미국 및 주요국 경제 전망

미국의 '업사이드'와 중국의 '다운사이드'가 예상된다. 미국은 계속해서 강력한 경제 성장을 할 것이며. 2025년에도 2%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중국의 성장세는 계속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비단 부동산 부문만의 문제가 아닌, 광범위한 문제다. 올해 중국 정부의 목표인 '5% 성장'은 실현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유로존은 지금 경기 사이클의 저점을 지나고 있는 것 같다. 독일도 예상보다 성장률이 높게 나오고 있고. 내년에는 통화 완화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경기 반등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영국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예상된다. 재정적 한계와 실질소득 감소가 영국의 성장을 위축시킬 것이다. 특히 영국의 재정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일본은 2023년 2분기에 약간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외부적인 하방 요인과 금리 인상이 일본 경기를 둔화시키기는 했지만, 내년에는 성장률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의 경우에는 최근의 데이터를 보면 올해 견실한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하고 있다.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건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과 인도에 계속 석유를 판매하고 있고, 에너지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으며, 또한 전쟁 전에 재정 잉여를 많이 쌓아놓았기 때문에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끝으로 브라질은 단기적으로 거시경제 관리가 잘 된다고 하더라도,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약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다. 선도적 기술 수준과 많은 인구를 고려할 때, 브라질은 인도만큼은 아니더라도 중국과 인도의 중간 정도인 3~5% 성장률을 보여야 한다. 현재와 같은 낮은 성장률은 브라질에 나쁜 소식이다.

아담 포센(Adam S. Posen) 이미지

아담 포센(Adam S. Posen)

"중앙은행들이 단기금리를 내리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에 근접해도
G7의 장기금리는 수년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다."

"중앙은행들이 단기금리를 내리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에 근접해도
G7의 장기금리는 수년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다."

아담 포센(Adam S. Posen)

  •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2013~)
  • 영국은행 통화정책위원회 사외자문위원(2009~2012)
  •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이코노미스트(1994~1997)

미국 장기금리 전망

'업사이드 리스크 시나리오'도 생각해볼 수 있다.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짐에 따라 금리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안정화할 수 있는 금리인 '중립금리'의 수준이 높아졌는데, 금리 정책이 높아진 중립금리에 비해 다소 완화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인플레이션이 낮아지지 않으며 횡보할 경우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없거나 한 차례 정도에 그칠 것이며. 2025년에는 오히려 인상될 수도 있다.

한편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더라도 미국의 장기금리는 높게 유지될 것이다. 지난 4~5년간 지정학적 요인과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 G7과 중국이 국방에 대한 지출을 늘리면서 1990년대 초반 냉전 종식으로 인한 소위 '평화 배당금'(peace dividend)3이 사라지고 있다. 여기에 녹색경제 전환과 산업 정책에 대한 지출도 늘리고 있다. 이러한 추가적 재정지출이 GDP의 1~2% 혹은 2.5%까지 증가하는 동시에 이를 위한 증세를 하지 않는다면, 금리가 0.7%까지 높아질 수 있다. 더욱이 미국과 중국 정부 모두 중국 기업과 개인이 미국에 투자하는 것을 막고 있다. 이런 조치가 계속되어 저축이 중국 내에 갇혀버리면,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가용한 저축액이 줄어들면서 미국의 금리는 더 높아지게 된다. 욜로(YOLO)4 분위기로 인한 소비 확대, 그리고 생산성의 유의미한 증가 역시 금리를 높이는 요인이다. 결론적으로 향후 몇 년간 미국 10년 만기 채권의 평균 실질금리는 올라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일본은 2023년 2분기에 약간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외부적인 하방 요인과 금리 인상이 일본 경기를 둔화시키기는 했지만, 내년에는 성장률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의 경우에는 최근의 데이터를 보면 올해 견실한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하고 있다.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건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과 인도에 계속 석유를 판매하고 있고, 에너지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으며, 또한 전쟁 전에 재정 잉여를 많이 쌓아놓았기 때문에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끝으로 브라질은 단기적으로 거시경제 관리가 잘 된다고 하더라도,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약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다. 선도적 기술 수준과 많은 인구를 고려할 때, 브라질은 인도만큼은 아니더라도 중국과 인도의 중간 정도인 3~5% 성장률을 보여야 한다. 현재와 같은 낮은 성장률은 브라질에 나쁜 소식이다.

"2025년 연준의 긴축 사이클 재개, 미국의 생산성 증가 등으로
향후 몇 년간 달러는 계속해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제2의 플라자 합의'를 유발할 수 있다."

"2025년 연준의 긴축 사이클 재개,
미국의 생산성 증가 등으로
향후 몇 년간 달러는
계속해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제2의 플라자 합의'를
유발할 수 있다."

최근 미국의 생산성 증가에 대해

미국의 생산성은 왜 높아졌을까? 일반적으로 생산성은 경기 침체기에 일시적으로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노동자가 해고되는 한편 경제는 기존 자원, 재고, 계약을 기반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 4분기는 경기 침체기가 아니었음에도 생산성이 가파르게 성장했다. 이는 매우 의미 있는 것으로, '생산성의 2단계 상승'이라고 부르고 싶다.

첫 번째 단계는 코로나19로 인한 노동시장의 변화다. 높은 실업률로 인해 많은 근로자가 일자리를 바꿨고, 해고되지 않은 사람들도 더 좋은 일자리를 찾아 나섰다. 당시에는 일자리를 바꾸는 것이 흔했기 때문에 구직이 활발했으며, 상당히 많은 근로자들이 새롭게 취업했다. 특히 수백만 명의 저임금 노동자가 새로운 산업, 새로운 일자리로 이동했으며 그로 인해 생산성이 높아졌다. 이는 일시적인 변화이며, 지속적인 생산성 증가를 가져오지는 못한다.

두 번째 단계는 AI가 가져온 변화다. 많은 이가 생성형 AI를 언급하지만, 이는 생산성 증가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최근 기업이나 투자자들의 행동을 보면, 과거 생산성 점프가 일어나기 직전에 볼 수 있었던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은 노동력을 축적·유지하고 있는데, 소위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노동 저장(labor hoarding)5이다. AI 기술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에 고용을 많이 하는 것이다. 투자자들도 이 섹터의 기업들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과거 철도회사와 인터넷에 투자 붐이 일었던 것처럼 향후 어떤 기술이 등장할지는 모두가 알고 있다. 다만 '누가' 승자가 될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 다양한 곳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의 두 가지 요인들로 미루어볼 때, 미국의 생산성은 실질적으로 크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대선 이후 대외경제 정책과 그 영향

미국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에 반세계화의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일반적인 미국인은 이를 걱정하지 않는다. 미국 사람들은 중국이나 국제 교역보다는 이민, 멕시코와의 국경 통제, 낙태를 중요시한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워싱턴은 자유무역에 반하는 제안들을 내놓기는 하지만, 실은 어디까지나 상징적인 것들이다. 이러한 사정으로 볼 때, 대선 이후 어느 쪽이 집권을 하든지 규제와 무역 부분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기후정책도 국내적으로는 크게 다르겠지만, 국제적으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한편 많은 이가 제대로 관심을 갖지 못하는 것이 바로 환율과 재정 정책이다. 우선 재정과 관련해서는, 2025~2026년에 어떤 '붐'이 있을 것이라 본다. 트럼프 집권 시에는 화석연료와 내연기관차 등에 대한 투자가 있을 것이며, 이 경우 붐이 더 빨리 일어나겠지만 녹색투자에 비해서는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환율과 관련해서는 지금 원화, 엔화, 위안화 모두 달러에 비해 약세다. 지난 몇 년 동안은 미국 정부로부터 이를 시정하기 위한 큰 요구는 없었다. 앞서 언급한 2025년 미연방준비제도6의 긴축 사이클 재개, 미국의 생산성 증가 등으로 향후 몇 년간 달러는 계속해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제2의 플라자 합의'7를 유발할 수 있다.

한국 기업에 주는 시사점

지정학적 변화는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 접근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향후 미국과 EU는 중국의 일대일로와 비슷한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지만, '시장 접근'과 관련해서는 그다지 많은 투자를 할 것 같지 않다. 한편 중국은 개도국에 너무 가혹하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에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은 중간소득 국가, 특히 ASEAN에 대한 투자를 통해 성장 기회를 찾아야 한다. 또한 지금 한국이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다자기관에서의 역할을 더욱 확대하고, CPTPP에 대해서도 조금 더 심각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중국은 수입과 FDI에 있어서 한국에 구애와 압박을 반복할 것이다. 이로 인해 중국과의 교역에서 얻는 위험-보상의 트레이드오프 관계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따라서 한국이 중국 외의 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을 뚫고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일례로 미국에서는 무역 장벽으로 인해 앞으로 한국의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등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 한국 제품의 시장 규모가 실제로 커지기 위해서는 미국에 직접투자를 해야 한다.

또 하나의 메가트렌드는 브라질, 인도, 멕시코, 인도네시아, 폴란드, 터키와 같은 대규모 신흥국가들이 나머지 개도국과 분리되고 있는 것이다. 이 신흥국들은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등의 어려움을 잘 견뎌냈다. 반면 동남아, 사하라 남부, 중남미의 빈국들은 경제적·정치적으로 매우 약하기 때문에 향후 이들이 겪게 될 리스크는 더욱 커질 것이다. 따라서 G20이 아닌 중남미 국가, 남아시아, MENA8에 대규모 베팅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원화에 대해서는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원화는 2022년을 제외하고는 항상 달러 대비 약세였다. 이러한 추세가 심해지면 환율은 달러당 1,600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 반면 제2의 플라자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원화를 1,150원까지 절상해야 할 수도 있다. 향후 4년을 전망해 보면, 원화는 2년간 더욱 약세가 되었다가 이후 강세가 되는 방향으로 압박을 받을 것 같다. 이러한 압박에 대비해 한국은 미국과의 환율 조정이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과도 함께 일어날 수 있게끔 일본 등과 공조해야 할 것이다.